0.
본인은 일반지방고 출신이고 정시전형으로 학교를 진학했습니다.



입시전형 자료를 몇 장 뒤져보면 아시겠지만 고려대는 예전부터 특목고, 명문고 우대를 한다는 걸 암묵적으로 다들 알고 있었습니다.

모든해에 걸쳐 수능만 잘보면 내신이 아무리 나빠도 심지어 9등급일지라도 고려대, 연세대 진학하는 건 일도 아니었죠.

학교측을 위해 변명을 해보자면 고려대는 나름대로 일관된 입시전형을 보여줬습니다.
(특목고, 명문고 우대, 수능 우대, 내신 거의 미반영)

뭐 여전히 나쁜놈들이네요;



두서없는 본문 시작입니다. 그냥 생각 나는 대로 문단 나눠서 적어봤습니다.


1.
일단, 학교 측의 어설프고 서툰 입시행정에 짜증이 난다.

수시전형 입시요강을 한 번만 쓱 훑어보면

아 이거 고교등급제 하자는 거구나.

라는 사실을 명백하게 알 수 있다.

k값과 알파값을 예민하게 잡아두면

특목고생의 점수가 폭발해버리게도 만들 수 있고

역으로 거의 모든학생들의 점수가 1점 내로 수렴하게도 만들 수 있도록
(약간의 뻥을 가미 -_-;)

값을 설정할 수 있게 만들어 놓은 입시전형이다.

다시 말해서 성적이 잘하면서 비슷비슷한 놈들끼리 모아놓은 곳의 성적이 잘나오도록 만들어 둔 것이다.
(주로 외고, 과고, 일부 비평준화고)

사실상의 고교등급제라도 봐도 지장없는 지경이다.



2.
고교등급제의 본질적인 문제는

선배들의 고교진학실적이 후배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.

이 점에서는 자유로운(?) 반만 고교등급제라고 볼 수도 있는 것이긴 한데

이번 사건은 수시전형의 문제점에서 터져나온 파문이라고 볼 수 있다.



3.
수시전형의 문제점은

입학사정관들의 주관성을 우리나라 특성상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.

미국의 경우 입학사정관의 재량으로 맘에 드는 학생을 자유롭게 뽑는데

우리나라에서 그런 제도가 시행되다가는 온갖 비리와 의혹에 휩싸여서 소송이 난무하는 개판이 될 것이 뻔하다.

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의 가능성을 보고 뽑는 게 아니라 창의력이라고 찾아볼 수 없는 어설픈 내신과 논술로 도배된 수시전형은 진짜 개나줘버려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는 것이다.




4.
특목고들의 학력이 일반고보다 월등히 뛰어나다는 건 누구나 다안다.

그렇기에 특목고 5등급 학생과 일반고 5등급 학생을 똑같이 대한다는 건 역차별이라고 볼 수도 있다.


5.
이 문제는 아무리 생각해도 기똥찬 해결방법이 없다.

그나마 수능으로 한 줄 쫙 세우고

빈부격차는 정원외 전형으로 커버하는 게 가장 좋은 것 같다.



6.
우리나라처럼 입시교육에 전국민이 미쳐있는 현실상 누구나 만족할 수 있는 입시 제도는 절대 누구도 찾을 수가 없다.

그렇지만 중요한 사실은

교과서(기본서) 위주로 학교수업 잘들으며 초등학교부터 착실히 공부한 학생들은

어떤 입시제도 하에서도 좋은 성적으로 진학할 수 있다는 것이다. 

내신 챙기느라 수능공부를 못했다고 하는 사람들은
(혹은 그 반대의 사람들)

본인이 공부를 한 건지 시험을 준비하는 건지 잘 생각해 보길 바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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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저기요(Spinel)